호남 출신, 영남보다 많아져…非법원행정처 출신 늘려 사법개혁 속도
대법관 다양화로 '서오남 일색' 완화… 여성 늘고, 서울대 줄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신임 대법관에 김선수(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와 이동원(55·연수원 17기) 제주지법원장, 노정희(54·19기) 법원도서관장을 임명 제청한 것은 대법관 다양화를 우선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김 대법원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사법제도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아들여 후보자들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표결한다.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하고 문 대통령이 이들을 새 대법관으로 임명하면 이른바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서오남) 일색이라는 대법관 구성 색채가 다소 옅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남성 대법관 3명의 빈자리를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차지하면서 여성 대법관의 비율이 높아진다.

김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13명 중 4명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역대 대법관 구성 중 가장 높은 여성 비율이 된다.

서울대 법대 출신 비율도 소폭 떨어진다.

3명의 대법관 후보자 중 서울대 법대 출신은 김선수 변호사가 유일하다.

반면 퇴임하는 고영한·김신·김창석 대법관 중에서는 2명(고영한·김신)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출신지역별로는 호남 출신 대법관 수가 영남 출신 대법관 수를 앞지르게 된다.

퇴임 대법관은 영남과 호남, 충청 출신이 각 1명씩이지만, 새 대법관 후보자는 2명이 호남 출신이고 한 명은 서울 출신이다.

3명의 대법관 후보자가 그대로 임명되면 전체 대법관 13명 중 호남 출신이 4명, 영남 출신이 3명이 된다.

서울 출신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고 충청 출신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든다.

경기와 강원 출신 대법관은 그대로 1명으로 유지된다.

2015년 이후 총 5차례에 걸쳐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김선수 변호사가 이번에 처음으로 제청대상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그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법관 신상자료가 축척된 1980년 이후 판사나 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변호사 출신 첫 대법관이 된다.

이른바 '엘리트 법관'의 산실로 불리던 법원행정처 출신 대법관 수도 줄어든다.

퇴임 대법관 중 김창석 대법관이 법원행정처 차장 출신이지만, 새 대법관 후보자 3명 중에는 법원행정처 출신이 없다.

이에 따라 법원행정처 출신 대법관은 4명에서 3명으로 감소한다.

이를 두고,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을 계기로 강력한 법원행정처 구조조정을 공언한 김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있다.

아울러 김 대법원장이 추진하는 사법제도 개혁 작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