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여당 의원들

기업활동 옥죄고 총수일가 벌 주기式
인기영합형 법안이 대부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는 법안을 속속 발의하고 있다. 당·정·청이 한목소리로 규제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당내 의원들은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형국이다.

2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박 의원은 대기업 총수 일가의 계열사 합병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이번주 발의할 예정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주식 의결권 가운데 분할 및 합병 등에 대해서만 의결권 행사를 제한해 경제력 집중 현상을 완화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게 박 의원실 판단이다. 현대자동차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올 5월 발표했다가 철회한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 역시 지배력 강화를 위한 시도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분할이나 합병은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하는데 법으로 의결권 금지를 강제하겠다는 것은 재벌 손보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상법에서 규제해야 할 합병 관련 법 개정을 공정거래법을 통해 우회 규제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같은 당의 홍익표 의원은 올해 초 대기업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의 입지와 영업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자리를 석권하면서 통과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규제 법안에는 이른바 기업 총수 일가를 ‘벌하는’ 인기영합형 법안도 상당수 있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항공면허 결격사유에 외국인 미등기임원을 포함하는 ‘항공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조현민 금지법)을 발의했다. 국내항공운송사업 또는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의 결격사유에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에 해당하는 사람 중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있는 법인의 경우를 추가하는 게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미등기임원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

배정철/박재원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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