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중 접경지역 시찰 이틀째 계속… 이번엔 신의주 화장품공장 방문
3북·중 경제협력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장성택이 지휘했던 경제특구 프로젝트 되살릴 듯
황병서, 실각 8개월만에 김정은 옆에 재등장…복권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 연속 북·중 접경지역 시찰 행보를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일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북·중 합장 개발지인 황금평 경제특구가 속한 평안북도 신도군에 이어 이틀째 중국과 바로 붙어 있는 지역에 대한 시찰활동을 공개한 것이다.
김정은, 북·중 접경지역 시찰 이틀째 계속… 이번엔 신의주 화장품공장 방문
신의주 화장품공장은 1949년 설립된 북한 최초의 화장품 생산기지다. 북한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장품 공장이며 ‘봄향기’란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한다.

김정은은 “생산공정에서 손노동을 완전히 없애고 공업화하기 위한 현대화사업”을 강조하고 “평양 시내에 신의주 화장품공장에서 생산하는 ‘봄향기’ 화장품을 전문 판매하는 상점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의 행보는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과의 정상회담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첫 내부활동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황금평 경제특구를 비롯한 북·중 공동 경제특구 프로젝트는 2013년 김정은에 의해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주도했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고모부로 위세를 떨쳤지만 처조카의 손에 죽었다. 김정은은 자신이 북·중 경협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장성택의 흔적을 지우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제재국면 돌파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현장시찰엔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지내다가 지난해 실각했던 황병서가 김정은을 공식 수행하며 완연한 위상 회복을 알렸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30일 김정은의 평안북도 신도군 시찰 소식을 보도하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인 황병서 동지, 한광상 동지, 김성남 동지, 조용원 동지, 국무위원회 부장 김창선 동지가 동행하였다”고 밝혔다. 황병서는 지난해 10월 만경대혁명학원·강반석혁명학원 창립 70돌 기념보고대회 참석 후 약 8개월간 공개 활동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에 당 간부로 호명됐다는 점에서 황병서는 노동당에 몸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신도군 시찰 보도에서 노동당 부장인 한광상,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인 김성남보다 먼저 이름이 나온 것으로 비춰 볼 때 최소한 당 부장 수준의 직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