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중국에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고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가 완화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웨이펑허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양측의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찬가지로 오는 28일 출국에 앞서 시진핑 주석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미중 국방장관 회의에서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인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있어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에서 만나 밀착을 과시하는 등 최근 석달 사이 3차례나 정상회동을 한 바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는 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티스 장관은 방중에 앞서 경유지인 알래스카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심각히 여긴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수일에서 수 주간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북한을 재차 압박한 바 있다.

중국 또한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자발적으로 중단하는 등 중국이 요구하는 '쌍중단'을 받아들인 상황이라 비핵화 협상에 중국이 주요 당사국으로 참여한다는 전제 아래 협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펑허 국방부장은 최근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쌍중단 구상을 제안했는데 효율적인 처방"이라면서 "우리는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비핵화 방향으로 나아가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그동안 강력한 대북 압박이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매티스 장관이 중국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지지유세에서 "중국은 정말로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 있어 우리를 도왔다"면서도 "그들은 더는 우리를 돕지 않을지도 모르고 그것은 애석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중국은 이미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지원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상황이라 인도적 지원과 정상적인 교역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미국의 공세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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