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8월20~26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8·15 광복절을 계기로 한 상봉 행사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사항으로 2015년 10월 이후 약 2년10개월 만이다.

남북은 22일 강원 고성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상봉 대상은 각각 100명으로 한다”고 밝혔다. 고령이나 질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 1명의 가족을 동반하도록 했다.

사전 준비를 위해 우리 측에선 행사 및 통신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선발대를 상봉 시작 5일 전 금강산에 파견하기로 했다. 생사확인의뢰서를 다음달 3일까지, 회보서는 이달 25일까지 교환할 예정이다. 최종 명단은 8월4일 주고받기로 합의했다.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상봉 장소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보수는 우리 정부가 맡았다. 시설 점검단은 오는 27일부터 파견할 예정이다. 남북적십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이날 “적십자회담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 일회성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는 금강산에서 열린 적십자회담을 마친 뒤 한 브리핑에서 “(북측과) 계속해서 서로 만나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임을 하기로 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 확인부터 시작해 정례적으로 만나고 심지어 성묘까지 가고 화상 상봉을 하든지 고향방문단을 구성한다는 것까지 쭉 내가 (북측에)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회담엔 박 회장과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등이 우리 측 대표로 참석했다. 북측에선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상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등이 나왔다. 지난달 말 현재 등록된 이산가족은 13만2124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5만6890명이다.

공동취재단/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