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복 군수 접전 끝에 신승…도의원 2석 모두 차지
인물론 내세워 샤이 보수층 결집 이끌어 승리 견인


군수 재선 성공·도의원 2석 싹쓸이, 군의원 3명 배출.

13일 치러진 충북 영동군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거둔 성적표다.
"민주당 바람 막았다"… 충북 영동서 한국당 '돌풍'
이 당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됐던 이번 선거에서 정당 지지도 열세를 극복하고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전국을 강타한 더불어민주당 바람도 이곳에서는 미풍에 머물렀다.

승리의 원동력은 재선에 성공한 박세복 군수의 선전이다.

'전직'인 민주당 정구복 후보와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인 박 군수는 살얼음 승부를 예상한 여론조사 전망을 깨고 53.78%의 지지율로 여유 있게 자리를 지켰다.

4년 전 343표에 불과했던 격차는 2천260표로 6배 넘게 벌어졌다.

숙명의 라이벌전이었던 만큼 선거 과정은 숨 돌릴 틈 없게 치열했다.

일찌감치 현직 프리미엄을 내려놓고 선거전에 뛰어든 박 군수는 도의원·군의원 후보들과 함께 길거리를 누비며 인물론을 부각했다.

팀플레이를 통해 민주당 바람 차단에 나선 것이다.

그 효과는 지방의원 선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충북도의원 지역구 29곳 중 민주당이 26곳을 독식한 이번 선거에서 영동군 선거구 2곳은 모두 한국당이 차지했다.

단양군 선거구를 합쳐 한국당이 배출한 지역구 도의원 3명 중 2명이 이곳에서 나왔다.

한국당은 비례대표 포함 8석인 영동군의원 선거에서도 3석을 차지하면서 선전했다.

여당이던 2014년 7석을 석권한 성적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민주당의 거센 바람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경북 상주시, 전북 무주군과 접경을 이루는 영동은 역대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에 번갈아 표를 줬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526표를 더 준 곳이기도 하다.

영동읍을 중심으로 진보성향의 젊은층이 몰려 있는 반면, 노인층이 두터운 면(面)지역은 보수 세가 강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박 군수 중심의 인물론이 표심을 파고들면서 숨어 있던 샤이 보수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과 박 군수는 이 지역 투표소 18곳에서 고르게 승리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반면 민주당은 군수 선거에서 밀리면서 도의원 선거까지 참패했다.

충북 최연소 도의원에 도전해 돌풍을 일으킨 윤태림(28) 후보도 개표 초반 우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700여표 차로 석패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군수를 중심으로 구축한 방어망이 예상보다 견고했다"며 "비례대표를 포함해 접전지역 군의원 1∼2석을 더 건지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