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제재 관련 조치 생각해봐야"
앞서 中 "제재 중단·완화 필요따라 조정규정 있어"
중국 이어 러시아도 유엔 '대북제재 해제' 목소리 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중국에 이어 러시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대북제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런(제재 해제나 완화) 방향으로의 조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네벤쟈 대사는 "상호적인 트랙에서 진전이 있다.

쌍방향 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달 안보리 순회 의장인 네벤쟈 대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 가능성에 대해 "직접 관련된 인사들로부터 얘기를 듣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면서도 아무런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미 공동성명에 대한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안보리에서 통과된 유관 결의에 따라 북한이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이는 관련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대북제재 조정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같은 날 사평에서 "이제 대북제재를 적당히 완화해야 할 때가 됐다"면서 "향후 미국은 북한과 양호한 소통을 통해 적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자 또는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 이후 후속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주장하는 중국, 러시아와 이에 반대하는 미국 등 관련국 간의 공방이 유엔 무대에서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엔 안보리는 그동안 총 10차례에 걸쳐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한 2006년 1718호를 시작으로 1874호(2009년), 2087호·2094호(2013년), 2270호·2321호(2016년), 2356호·2371호·2375호·2397호(2017년) 등 총 10차례에 걸친 결의로 사실상 전방위 제재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의 2397호를 비롯해 지난해 채택된 제재 결의는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광물·수산물,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 원유를 비롯한 대북 유류 제재 등 북한의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초강력 조치가 포함돼 북한이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해제 또는 완화되려면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
중국 이어 러시아도 유엔 '대북제재 해제' 목소리 키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