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미세먼지’와 ‘반려견 공약’ 등 생활밀착형 공약이 대거 등장한 게 눈길을 끈다. 과거 ‘뉴타운’ 등 재개발·재건축이나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개발 공약을 가장 중요시했던 흐름과 공약 접근법이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포퓰리즘성’ 공약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순·김문수·안철수 후보 등 서울시장 출마자들이 이번 선거 기간에 가장 공들인 공약은 ‘미세먼지 감축’이다.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민감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미세먼지 없는 하늘’에 대한 욕구가 높다.

박 후보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차량을 규제하는 ‘자동차 환경 등급제’ 및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 차량을 번갈아 운행하는 ‘차량 강제 2부제’를 중점 공약으로 내놨다. 이외에도 비상저감조치 때 차량을 운전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포인트 지급’ 등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마스크를 벗겨드리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집진탑 100대 설치’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를 위해 서울시 환경 예산을 두 배(2조원→4조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상철도 지하화’를 통해 숨길을 만들어 미세먼지가 정체되지 않도록 하는 게 주요 공약이다. 또 한국형 스모그프리타워를 구축하겠다는 대책이 포함됐다.

격전지 경남에서도 생활밀접형 공약 싸움이 치열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도민의 이용 편의는 높이는 경남페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도 경남의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아동친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여기에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인기영합성 공약도 난무했다. 박원순 후보는 공약집에 ‘동물과 더불어 행복한 서울’을 넣어 △유기동물 입양 동물보험 가입 지원 △유기동물 안락사 제로화 등을 약속했다. 안철수 후보는 박 후보의 반려동물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반려견 놀이터 확대 △동물병원 적정진료비 공시제 등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4인 가구 근로소득이 대도시 최저생계비(월 189만7395원)에 못 미칠 경우 가구당 월 32만3625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원은 시 예산과 민간광고 제공으로 마련한다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