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 소속 인천지역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과 관련, "저와 300만 인천시민들은 당 차원에서 정 의원을 즉각 제명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유 후보와 의원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 소속 인천지역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과 관련, "저와 300만 인천시민들은 당 차원에서 정 의원을 즉각 제명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유 후보와 의원들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이부망천' 발언이 정치권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7일 한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는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로 연결됐다.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정 대변인은 “지금부터 5년 전, 10년 전부터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다”며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서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서울로 온다. 그렇지만 그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고 지방을 떠나야 할 사람들이 인천으로 오기 때문에 실업률, 가계부채, 자살률 외에도 또 꼴찌가 있다. 이혼율 같은 것도 꼴찌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예를 들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서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있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인천 남구 쪽으로 간다. 이런 지역적인 특성을 빼버리고 이것이 유정복 시장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대변인이 “인천에 사는 사람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생활 수준이 서울에서 살기 힘들어지고 실직하면 부천 가고, 부천에서 또 이혼하면…” 라는 발언을 반복하자 뉴스 앵커는 “해당 지역에 사는 분들의 명예가 있으니까 구체적인 지역 언급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출연한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지금 말씀이 조금 지나친 게 듣다 보니까 인천이 사람 살 데가 못 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하자 정 대변인은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 전 대변인은 당 윤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자진해서 탈당계를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로 곤경에 빠졌다면 한국당은 '이부망천 발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당 대변인의 말은 곧 당 대표의 생각”이라며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당대표가 막말을 하니까 거기 국회의원들이 배워서 사고를 쳤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에 이혼전문 이인철 변호사도 "이혼하면 부천간다는 정치인의 말과 패배자라고 표현하는 정치인 말에 강력하게 항의한다"면서 "이혼과 거주지역이 무슨 상관이며 인생의 패배자와는 무슨 상관이냐"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앞으로 정치인들은 이혼을 선거와 연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