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SOC·주민 복지정책 등 '표심 저격형' 공약 쏟아내
설익은 공약·정책 오히려 선거 무관심 유발 우려도
[부동층을 잡아라] ①갈 곳 없는 유권자 마음, 공약으로 막판 승부
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부동층 유권자가 많아 이들이 선거전 막판 집중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엎치락뒤치락 '박빙 선거구'이든, 판세가 한쪽으로 기운 '하나 마나 선거구'이든 후보마다 부동층 유권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공약을 쏟아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 날짜가 코앞인 데다 한 표라도 더 가져오려는 후보들의 안간힘이 더해지면서 뒤늦게 내놓은 설익은 공약이나 정책들이 '헛약속'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후보들의 막판 공약은 유권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 무상급식 확대 등 주민 복지정책에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서부 경남 KTX(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 등으로 경남경제를 살리겠다며 막바지 표심 공략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며 무상급식을 중단해 갈등을 일으킨 전임 홍준표 도지사와는 선을 그으며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경기 안산시장 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 이민근 후보는 200억∼500억원 규모의 지역 화폐를 발행해 경력단절 주부와 청년 수당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안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박주원 후보는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매월 3만원씩 '맵시수당(이·미용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바른미래당 권오을 경북도지사 후보는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 극복 사업으로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정책을 내놓았다.
[부동층을 잡아라] ①갈 곳 없는 유권자 마음, 공약으로 막판 승부
후보 간 각축이 벌어지는 선거구에서는 막판 역전 또는 굳히기를 노리는 다양한 생활밀착형 공약들로 부동층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제주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제주도민의 자유로운 육지부 나들이를 위해 항공료와 뱃삯의 50%를 지원하고, 택배비·물류비 지원을 통해 도내로 반입되는 모든 물자의 물류비용을 낮춰 도내 생활물자 가격 인하 효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서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문화예술인, 소상공인, 사회복지사 등 매일 특정 대상을 겨냥한 맞춤형 공약을 내놓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 최대현안을 재검토하고 기존 공약을 다듬고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후보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이 대구시장 선거의 쟁점이 되는 점을 고려해 대구공항 개발계획 및 대구 항공기 산업발전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임 후보는 민간공항을 유지하고 군 공항만 이전하겠다는 '분리 이전' 약속에 더해 현 공항 인근을 국내 항공기 제조 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주장하는 한국당 권영진 후보를 겨냥, "2016년 8월 국방부로부터 대구 군 공항 이전 건의 타당성 승인을 받았다"고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권 후보는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자신을 지지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권 후보 측은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시민 500여명이 최근 공개적으로 지지를 보내왔다"며 "구구한 설명을 할 필요도 없으며 민심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깜깜이' 선거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교육감 후보들은 선거 막판까지도 인지도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후보는 선거 전날까지 유권자 10만명과 손을 잡고 직접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알리겠다는 목표로 광주교육 바꿔 대장정 공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는 "망쳐버린 8년 광주교육의 4년 연장을 막기 위한 간절한 몸부림이다"며 "맞잡은 시민의 손으로 광주교육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부동층을 잡아라] ①갈 곳 없는 유권자 마음, 공약으로 막판 승부
김현복 경기도교육감 후보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기존 교육정책의 빈틈을 파고드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경기도 학생과 학부모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측은 "현행 9시 등교와 석식 폐지 정책을 보완하겠다"며 "돈이 없거나 부모가 맞벌이하느라 바빠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부동층이 막판 선거 판세를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선거판에 확산하면서 공약들이 쏟아지는 것 같다"며 "유권자 입맛에만 맞는 정책보다는 실행력을 보여주는 작은 약속들이 더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