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미소 씨가 11일 "증거는 가해자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증명할 필요는 없다"면서 엄마인 배우 김부선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간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씨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탄생 자체가 구설수였기 때문에 조용히 살고 싶었다"면서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엄마가 싫었고 엄마의 진심을 회피하고 질책하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내 마음이 편하고자 침묵하고 외면한다면 더이상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을 하게 됐다"면서 "세상 사람들이 엄마를 허언증 환자로 몰고가는데 이재명 후보와 엄마의 사진은 내가 다 폐기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_김부선 딸 이미소 인스타그램
사진 출처_김부선 딸 이미소 인스타그램
그러면서 "(내가 입을 연 것이) 논란이 되겠지만 나는 논란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논란을 종결시키고 싶다"면서 "서로의 실수와 지난일로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각자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 하길 바란다. 더이상 선거잔치에 저희를 초대하지 말고 집 앞에 있는 기자들도 퇴근하라"고 촉구했다.

이미소 씨는 사진폐기를 밝히기 앞서 엄마에게 보내는 손편지에서 "엄마 죽을 때까지 가슴에 묻어라. 특히 남녀관계는 주홍글씨다. 서로를 포용하고 보호해야한다. 세상의 조롱, 비난 광적인 지지자들의 협박. 마릴린 먼로도 죽을 때까지 케네디 대통령 아이를 임신했지만 침묵을 지켰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침묵하고 그를 위해 용서하고 기도하라. 꿈 같고 먼지 같은 우리 인생 백번 천번 용서하라. 그것이 진정한 승리다. 제발 세상의 웃음조롱거리로 고귀한 엄마를 파괴시키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부선 씨는 10일 KBS에 출연해 "2007년 12월 12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 한 장이 이재명 후보가 당시에 찍어준 사진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부선 씨는 "저희 집에 태우러 와서 이동하면서 바닷가 가서 사진 찍고 거기서 또 낙지를 먹었다. 그 때 이 분 카드로 밥값을 냈다"고 전했다

김부선 씨는 "왜 2010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이 후보와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고 말을 바꿨느냐"는 KBS 기자의 질문에 "사실을 얘기하면 그 사람 매장되고. 진짜로 적폐세력들하고 싸울 사람은 이재명 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라고 해야 된다고 해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자신의 전과 등을 거론하며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들이 친구인데 너 대마초 전과 많으니까 엮어서 집어넣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이 후보의 협박성 발언을 들은 적 있다고도 말했다.

김 씨는 오래 전, 휴대전화를 바꿔 이 후보와 만나던 2007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의 통화 내역이나 문자 메시지 등은 없다면서 "이게 거짓이면 저는 천벌 받을 거고 당장 구속돼도 어쩔 수 없다.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재명의 사진을 찾고 있는데 아직 못찾았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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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발언 내용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고 "정치인은 억울한 게 있더라도 감수하고, 부덕의 소치로 견뎌내야 할 부분이 있다. 김 씨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대응과 반박은 후보나 유권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경기지사 토론회에서 처음 김부선과 이재명 후보간 문제를 거론했으며 이어 2007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15개월 동안 밀회를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일 사전투표 현장에서 투표 후 "제 옆엔 아내가 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스캔들에 대해 일축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또한 10일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여배우 스캔들 의혹 제기 등에 대해 "쓸데없는 것 갖고 말이 많은데 도지사는 일하는 능력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류드라마를 연상케하는 경기지사 선거전에 국민들의 실망은 표심으로 이어졌다. 지난 8~9일 진행된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경기도 투표율은 전국 평균 20.14%에 크게 못 미치는 17.47%였다. 이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래전 일도 아니고, 젊은 시절 일시적 탈선도 아니고, 장년에 이르러 최근에 있었던 불륜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하고 있고, KBS도 가세 한 것을 보면 청와대에서 이미 포기한 카드가 아니냐"면서 "이젠 경기도 패륜, 무상불륜 후보는 사퇴하는 것이 그나마 사내로서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저격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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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김부선 씨의 딸 이미소 씨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이미소 입니다. 정말로 많은 고민 끝에 제 의견을 적고자 합니다.

처음부터 침묵을 바래온 저로써 이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제 스스로의 약속을 어긴다는 생각이 모순 같기도 하고 또 더 다칠 많이 무섭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나고 싶은 마음에 얘기하고자 합니다.

이 일은 제가 대학교 졸업공연을 올리는 날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창피한 마음에 엄마에게 공연을 보러오지 말라고 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그 후 졸업관련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이 후보님과 저희 어머니의 사진을 보게 되었고 그 사진을 찾고 있는 엄마를 보고 많은 고민 끝에 제가 다 폐기해버렸습니다.

그 이후에 그런 손편지를 쓰게 되었고 저를 봐서라도 함구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셨는데 후보 토론의 과정 속에 뜻하지 않게 다시 논란이 되었습니다.

세상 사람들 중에서는 이번 선거의 결과 때문에 엄마와 그분의 그 시절 사실관계 자체를 자꾸 허구인냥 엄마를 허언증 환자로 몰아가려고 하시는데 그때 당시의 진실을 말해주는 증거라 함은 제가 다 삭제시켜버렸지만, 사실 증거라고 하는 것이 가해자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위해서 제시해야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 받은 사실을 증명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또한 사실상 모든 증거는 저희 엄마 그 자체가 증거이기에 더 이상 진실 자체에 대한 논쟁은 사라져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끄러운 걸 싫어합니다. 제 탄생자체가 구설수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모두가 조용히 살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배우라는 직업을 하게 되었고 무명배우이지만 누구의 딸이 아닌 배우 이미소 라는 이름을 갖고자 노력했고, 그 환경과 그런 제 성향에서 상처받지 않고 망가지지 않으며 예쁘게 살고자 늘 제 자신을 탐구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엄마가 싫었고 그래서 저는 여지껏 어떤 일이든(옳은 일이여도) 엄마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엄마의 마음을 들어주지 못하고 회피하고 질책하기 바빴습니다. 사실 지금도 여전히 밉지만 이번만큼도 제 마음 편하고자 침묵하고 외면한다면 더 이상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논란이 되겠지만 저는 논란을 일으키려 하는 게 아닙니다. 논란을 종결시키고자 하는바 입니다. 서로의 실수와 지난 일로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제 역할을 잘하길 바랄 뿐입니다. 또 더 이상 선거잔치에 저희를 초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집 앞에 계시는 기자분들도 퇴근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상처받은 만큼 상처받았을…이재명 후보님의 가족분들에게도 대신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배우 이미소로서 좋은 소식으로 뵙길 노력하겠습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