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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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두 후보는 사전투표 전까지 결단을 촉구하며 단일화의 여지를 남겼지만 사전투표일이 지나면서 공세를 시작했다.

이들은 각각 안철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당선된다는 '안찍박'과 김문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당선된다 의미의 '김찍박'을 내세워 책임론을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 열망을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치르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 분열하고 소멸할 정당과 후보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을 7년 전에 만들어 낸 산파이자 장본인"이라고도 했다.

이에 안 후보는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박 시장 4년 추가 연임을 저지하러 야권 대표선수로 나섰다"면서 "김 후보는 이후 합류해서 결국 박 후보 당선을 도와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안찍박'론에 대해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나온 게 확실한 것 같다"며 "김문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된다"고 야권표 결집을 호소했다. 다만 안 후보 측 김철근 공보본부장은 논평을 통해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은 견제를 열망하는 야권 표심의 분열만을 가져올 뿐"이라며 "박원순 7년을 심판하려는 서울시민을 위해 김 후보는 후보 사퇴라는 애국적 용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안 후보 측은 그동안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때 투표일 사흘을 앞둔 일요일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사례를 거론하며 김 후보의 결단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야권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데다 '중도 사퇴'하는 후보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어 지지선언을 동반한 사퇴 시나리오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