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발 싱가포르행 항공기만 3대…김정은, 어디에 탔을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핵담판'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로 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느 비행기에 탑승했는지 여부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10일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평양발 싱가포르행 항공기 3대가 1~2시간 간격을 두고 잇따라 이륙, '첩보 비행'을 방불케 했다. 일류신-76 수송기와 에어차이나에 이어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순차적으로 평양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항공기 3대를 '첩보비행' 수준으로 동원, 장거리 비행에 나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가리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오늘 새벽 평양에서 IL(일류신)-76 수송기 1대가 이륙해 싱가포르를 향해 비행했다"면서 "오전 8시30분께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 1대 그리고 1시간가량 뒤에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가 순차적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참매 1호는 베이징을 지나 서남방향으로 운항 중이었고, 이에 앞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기종의 중국 고위급 전용기인 CA122편이 1~2시간 전 평양 공항에서 싱가포르를 향해 출발했다.

북한은 이렇게 북미정상회담에 나선 김 위원장을 위해 모두 3대의 항공기를 동원한 것이다.

가장 먼저 출발한 IL-76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의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 탈 전용 방탄차(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와 이동식 화장실 등이 실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기종의 항공기는 중국 고위급 전용기로 이용되는데 북한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임차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항공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했을 것으로 중국 소식통과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는 예비용 항공기로 동원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한 소식통은 "참매 1호에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참매 1호를 띄운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에 대한 정보를 감추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고, 회담 지원 인력과 C4I(지휘통신) 가동 기술진, 경호인력 등을 태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4700㎞를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1995년 단종된 노후기종이며,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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