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제항공기 2대 특별 투입…김정은 싱가포르행 지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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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북한 노선 운항을 재개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가 노후해 싱가포르까지 직항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이 중국국제항공의 정기편을 다시 만들면서까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돕기 작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10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과 최근 두 차례 정상회담 후 경제 지원 등을 모색하던 중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자 북한에 싱가포르 직항이 가능한 중국 항공기 임차를 검토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또한 현실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와 낡은 수송기만으로 싱가포르까지 가기는 무리라는 판단 아래 중국 측과 협조 논의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낡은 전용기로 장거리 비행을 실험하기가 쉽지 않고 장거리를 경험해본 북한 조종사도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중국에서 조종사와 항공기를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중국은 중국국제항공 운항 재개를 통해 명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동을 벌인 뒤 12일 싱가포르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날짜가 확정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을 이유로 중단했던 베이징-평양 정기선 운항을 지난 6일 전격 재개하며 중국국제항공 여객기를 평양으로 투입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다.

중국국제항공은 베이징-평양 노선 재개 이유로 시장 수요를 들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 또는 북측 수행원들을 직항으로 운송시킬 여객기를 평양으로 옮기려는데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 CA60편은 9일 평양에서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에는 북미정상회담의 의제 등을 협의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선발대가 탔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버스 A330-243기종인 이 항공기는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중국 상공을 가로질러 운항했으며, 중간에 경유 없이 약 10시간을 비행했다.

또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전용기로 이용해오던 중국국제항공의 보잉747-4J6 기종도 10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

이처럼 중국이 적극적으로 항공기까지 빌려주며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지원에 나선 것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 자신들이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을 막기 위해서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두 차례나 김정은 위원장을 중국에 불러들여 북한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남북미가 주도하던 협상에 끼어들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에 당황해 한 발을 뺀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북미정상회담 후 비핵화 검증 과정과 평화 협정 논의에 있어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 여객기와 전투기 편대의 공중 지원 등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환심을 사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운송 수단 협조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 분야 의전에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임대 비용 또한 무상 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