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문제 첫 홍보시설 '영토·주권전시관', 개관 5개월 만에 확장 이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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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 중인 전시관을 우리 정부가 도쿄에 설치한 한국문화원 인근으로 옮기기로 했다.

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히비야 공원에 설치했던 '영토·주권전시관'을 신주쿠(新宿)구 번화가인 요쓰야(四谷)역 인근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요쓰야역은 우리 정부가 한류 전진기지로 도쿄에서 운영 중인 한국문화원에서 가까운 곳이다.

한국문화원과는 도보로 12분 거리(1.8㎞)다.
日 도쿄 독도도발 전시관, 한국문화원 근처로… 한류팬 압박?
한국문화원은 전시와 이벤트 공간을 갖춰 일본의 한류 팬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우리 정부 유관기관들도 입주해 있다.

도쿄 한국문화원은 특히 일본 우익들의 단골 시위 장소 중 하나다.

2015년에는 우익 인사들이 방화 사건을 저지르기도 했다.

일본 측의 새 영토·주권전시관은 요쓰야역 앞 재개발 사업의 하나로 건설 중인 복합건물에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5일 히비야 공원 내 시세이(市政)회관에 설치된 영토·주권전시관은 일본 정부가 도쿄에 직접 설치한 첫 영토문제관련 홍보시설이다.

100㎡ 넓이의 이 전시관에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자료와 중국과 일본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월 이 전시관 개관과 관련해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위해 일본 정부가 동경(도쿄)도 내에 영토주권전시관을 설치한 데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적인 폐쇄 조치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요쓰야역 인근으로 전시관을 옮기면서 현재 시설에는 없는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지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관련 자료를 새로 갖추고 미니어처 전시물이나 극장 시설 등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히비야 공원의 전시관 개관식을 할 때 관련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치한 지 5달도 채 안 된 전시관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지난 1월 설치 당시에는 전시관 장소가 자국인은 물론 해외 관광객도 많이 모이는 히비야 공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일본 정부가 한류 팬들이 모이는 한국문화원 인근으로 독도 도발 전시관을 의도적으로 옮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내각관방의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 담당자는 연합뉴스에 "요쓰야는 이전 후보지 중 하나일 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요쓰야를 후보로 고려한 이유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