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법률고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사진)이 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애원했다(begged)”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이 논란을 빚자 “하나의 은유로 미국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김정은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모욕하고 핵전쟁을 위협한 이후 정상회담 취소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자 “김정은이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을 다시 잡아 달라고 엎드려서 애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뒤 12일 열릴 미·북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줄리아니 전 시장은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그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한 인물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한 이후 김정은이 태도를 바꿔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회담 개최를 다시 요청한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발언은 정부와 관계가 없다. 하나의 은유이자 나의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2016년 미 대통령선거 때 트럼프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법률고문으로 일해 트럼프 정부 출범 때 국무장관, 비서실장 후보 등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선거 개입 수사가 본격적으로 자신을 압박해오자 뉴욕에서 개인 컨설팅 사업을 하던 줄리아니 전 시장을 법률고문으로 전격 영입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