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중순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대를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지난 4월21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한 지 40여일 만의 조치로 우리 군당국도 의도 분석에 나섰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6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지난달 6~12일 평안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미사일 시험장 내 일부 시설물 파괴작업을 시작해 지난달 19일께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육상 사출시험 시설인 시험용 발사대(테스트 스탠드)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이하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액체연료형 탄도미사일에 비해 은밀하게 쏠 수 있는 고체연료형 탄도미사일을 시험해왔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을 지상 발사용으로 개조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을 개발한 뒤 작년 2월12일 북극성 2형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의해 발사가 이뤄졌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 발사 전에 이번에 폐기한 시험용 발사대를 이용해 엔진 사출시험 등을 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는 AP통신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계획 중단에 대한 진지함을 알리기 위한 작은 조치”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TEL을 이용해 북극성 2형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이상 지상 시험 발사대는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핵실험장을 폐기한 시점 등과 맞물려 있는 것을 보면 특정한 의도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