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지사 후보 TV 토론회 > 지난 5일 KBS 대구방송총국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북지사 후보 TV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정의당 박창호, 바른미래당 권오을,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 /연합뉴스
< 경북지사 후보 TV 토론회 > 지난 5일 KBS 대구방송총국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북지사 후보 TV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정의당 박창호, 바른미래당 권오을,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에 대한 최종 여론조사(방송 3사) 결과가 나왔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TK(대구·경북)’를 제외한 14곳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로 나타났다. 제주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희룡 전 지사가 1위로 나왔다. 이대로 선거 결과가 굳어진다면 ‘보수의 궤멸’이 현실화된다는 얘기다.

6일은 여론조사가 공표되는 마지막 날이다. 7일부터 지방선거 투표가 끝나는 13일 오후 6시까지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할 수 없다. 앞으로 1주일간 판세를 읽기 어려운 ‘깜깜이 선거운동’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방송 3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향후 투표에 끼칠 영향은 꽤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심도가 높은 서울에선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49.3%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2위(13.6%)에 올랐다는 점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3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안 캠프 측에서는 그간 자신들의 득표력이 김 후보를 능가한다는 점을 내세워 ‘안(安)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해왔다. 이날 오전 안 후보는 “(3등 후보가 스스로 판단하는 게 현실적이라면) 큰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는 “예상된 결과”라며 “보수를 대표할 후보는 김문수”라고 강조했다. 사전투표(8~9일)를 이틀 앞두고 2위 경쟁에서 파란이 일어난 만큼 김·안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1위 자리는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영남 보수’의 자존심이 걸린 지역으로 접전이 예상됐던 부산·울산·경남마저 민주당 후보가 1위에 올랐다. ‘드루킹 특검’의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는 43.3%로 김태호 한국당 후보(27.2%)를 멀찌감치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당은 그나마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권영진, 이철우 후보가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5곳+α’에서 승산이 있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의 5개 지역과 충남에서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와 대전 역시 한국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해 민주당 후보와 백중세로 접어들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무엇보다 한국당은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한국당 후보들이 우수하다는 ‘인물론’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이 홈페이지를 통해 민주당 소속 김경수·최문순·은수미·허태정·이재명 후보에 대한 검증 시리즈를 게재하고 있는 것도 ‘도덕성’ 논란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민주, 17곳 중 14곳서 1위… 부산·울산·경남서도 앞서
이에 따라 한국당은 막판 반전을 위해 대대적인 세몰이 유세를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당 후보들이 바닥을 도는 선거 운동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대대적인 세몰이를 통해 극적인 역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판단이다. 한국당 지지자들이 절대 열세라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고, 선거를 포기해버린다면 한국당이 힘 없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