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베이징-평양 항공편 운항 재개"
중국 협조 미흡, 강하게 지적
"한국도 보상 조치 본격화 우려"

"트럼프 대통령, 北과 합의사항
협정으로 만들어 상원 제출할 것"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대(對)북한 제재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에서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백악관이 “대북 제재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중국 등에서 제재 완화 조짐이 나타나자 미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이날 개최한 대북 정책 청문회에서는 공화·민주당 양쪽 모두에서 제재 완화 조짐을 우려하는 지적이 쏟아졌다.

코리 가드너 아·태소위 위원장(공화)은 “북한은 아직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대북 제재부터 푸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뒤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하면서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더는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대북 제재 동결을 언급했다. 추가 제재를 않겠다는 의미가 강했지만 제재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아·태소위 간사는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거론했다. 마키 의원은 “미국이 최대 압박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그 수준에 도달해 본 적이 없다”며 “중국의 협조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중국이 제재를 풀더라도 미국은 의회 차원에서 언제든지 나사를 다시 조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국이 벌써부터 북한에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들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를 매파라 부르든, 아니면 비둘기파라 부르든 우리의 대북제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척 슈머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이 완전하게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 제재를 해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북 제재 유지와 함께 △핵·생화학무기 해체 △군사적 목적의 우라늄·플루토늄 생산 및 농축 중단 △핵실험장과 연구·농축시설 등 핵무기 인프라 영구 해체 △탄도미사일 시험 전면 중단 및 해체를 요구했다.

제임스 리쉬 의원(공화)은 이날 청문회 후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합의 사항을 협정(treaty)으로 만들어 헌법에 따라 상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따로 말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합의를 이뤄낼 경우 이를 협정 형태로 의회 비준을 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비준한 협정은 차기 행정부에서 뒤집기가 어려워 북한의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체제 안전 보장(CVIG)’ 요구와 부합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국유 항공사인 에어차이나가 6일부터 매주 3회 베이징~평양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며 북·중 접경지역에선 최근 인적·물적 교류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적기의 평양 정기 항공편 편성은 지난해 11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중단된 뒤 6개월여 만이다.

워싱턴=박수진/베이징=강동균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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