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 항공사인 에어차이나가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결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중단한 베이징~평양 간 정기 항공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중국 정부는 또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무관을 비중 있는 인사로 전격 교체하며 북한과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5일 중국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차이나는 6일부터 매주 월·수·금요일 3회 베이징~평양 노선을 다시 운항하기로 했다. 에어차이나의 항공편 운항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었지만, 그동안 중국은 탑승객 감소 등을 이유로 정기편 운항을 중단했다. 북한 고려항공도 지난달 31일부터 평양~상하이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대북 제재가 완화될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종전선언 등에서 ‘차이나 패싱(배제)’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북·중 관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대규모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초청해 개혁·개방의 성과를 보여주고 평양~청두 간 전세기 노선을 신설했다.

중국 정부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남·북·미 3국이 6·25전쟁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을 통해 “중국이 빠진 종전선언은 효력이 없고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며 차이나 패싱 가능성에 반발했다.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에 중국이 당사자로 서명한 만큼 종전선언에도 중국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 매체는 또 “지정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유엔의 틀 안에서 보더라도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며 “중국이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바삐 뛰어다니는 한국보다 실질적인 영향력은 더 크다”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