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경제 성적표에
장실장 靑 경제라인 비상

통계청 자료 작위적 재가공
비난·오해 자초하기도

경질설 일부 나돌지만
文 대통령 신임 절대적
소득주도성장論 '흔들'… 장하성 입지도 '흔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청와대 안팎에서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 이슈로 부각되면서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주도한 장 실장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5일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외교·안보분야와 달리 실업자 수가 증가하는 등 서민들의 ‘경제 고통지수’가 높아지면서 청와대 정책라인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경제 실정을 집중 공격하면서 장 실장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 실장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놓고 주도권 싸움의 당사자로 지목된 데 이어 사임의사를 밝힌 포스코 신임 회장의 선임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루머까지 흘러나오는 등 연이어 ‘악재’가 터지고 있다. 청와대는 즉각 부인 성명을 냈지만 여권 내에서는 지방선거 이후로 있을 청와대 조직개편 후 ‘2기 참모진’에서 장 실장이 제외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식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일자리 30여 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장 실장과 청와대 경제팀이 타격을 받았다.

장 실장은 그동안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을 과대포장하고 잘못된 시그널을 시장에 흘리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세 번 정도 임금이 지급된 5월께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수치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와 실직자를 분석에서 뺀 데다 임금근로자 가구를 개인으로 쪼갠 뒤 “임금근로자 개인의 하위 10% 소득만 줄었다”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비난과 오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장 실장의 탄탄한 입지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장 실장이 청와대 입성 초기부터 끊임없이 금융계 인사 압력설과 경질설 등에 시달려왔지만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하면서 장 실장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자진사퇴하면 모를까 문 대통령이 ‘삼고초려’해 발탁한 장 실장을 내칠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장 실장도 기자들을 만나면 “역대 정책실장 평균 재임 기간이 305일인데 난 한참을 더 했다”며 “좋은 보스를 만난 것은 행운이지만 일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곤 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