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초의회 '상시 개원'으로 전환… 지방 행정권력 견제·감시 강화"
교토시 남쪽에 있는 구미야마초(久御山町) 기초의회는 올해 중요한 개혁을 단행할 예정이다. 1년에 네 번 열리는 본회의를 ‘연중 개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36세에 출마해 올해로 15년째 의원으로 활동 중인 나카이 다카노리 씨(51·사진)는 “일본 1700여 개 기초의회 중 상시 의회로 바뀐 곳이 약 70곳”이라며 “구미야마초도 곧 회의를 열어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기초의회 기능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지방 행정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기초의회를 상시 개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한 대응책이다.

나카이 의원은 “속기록 공개는 기본이고, 본회의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언제든지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며 “이렇게 해도 의회 활동을 잘 모를 수 있어 아예 분기별로 의회 다이어리를 제작해 각 가정에 배포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애써 찾아보지 않더라도 의회의 활동 기록 요약본을 집 앞까지 가져다준다는 얘기다. 구미야마초뿐만 아니라 일본 대부분의 기초의회가 시행하는 제도다.

한때 일본 지방의회도 지방 유력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나카이 의원이 처음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만 해도 동료 의원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었다. 그는 “첫 임기 땐 의원 16명 중 동창생 아버지가 3명이나 있었다”며 “이후로 세대교체가 이뤄져 지금은 40~50대가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젊은 의회’로 바뀌면서 주민과의 접촉도 훨씬 잦아졌다. 나카이 의원은 “1주일에 최소 두 번은 주민단체와 만난다”고 말했다.

과거 명예직이던 지방의원직이 점차 생업에 종사하며 부업으로 ‘생활정치’에 뛰어든 이들로 대체된 것도 의회 개혁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구미야마초 의원 14명 중 전업 정치가는 5명뿐이다. 자영업자가 5명이고 회사원, 농업인, 보험설계사, 헤어디자이너가 1명씩이다. 의원 월급으로는 생활이 안 되기 때문에 부업으로 의원직을 맡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교토부와 교토시 대학들이 뭉쳐서 의원검정능력 시험을 만든 것 역시 기초의회 개혁을 위한 시도다. 나카이 의원은 검정능력을 1호로 받았다. 마쓰오카 교오미 교토부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기존 정당 내 젊은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기초의회의 행정권력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교토=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