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가 5일 부여에서 전통시장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인제 선거캠프 제공
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가 5일 부여에서 전통시장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인제 선거캠프 제공
“부여는 수박 밤 등 농산물이 주로 나는 동네라서 어느 후보가 돼도 부여 발전을 위해 제대로 노력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부여와 가까운 논산 출신인 이인제 후보가 뭐라도 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다.”(충남 부여시장 상인 양경자 씨·58))

5일 충남 부여시장을 찾은 이인제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는 “충남의 농민 소득을 17개 광역시·도 중 1등으로 높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6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 후보는 보수 야당 지지세가 강한 농촌 표심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도시와 농촌을 분주하게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도 당진시장과 예산시장 등 전통시장 중심으로 이어졌다. 이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내려올 때마다 시민들의 사진 촬영과 악수에 응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어르신이 많은 농촌과 전통시장 쪽 표심이 우호적인 편”이라고 전했다.

지지자들이 꼽은 이 후보의 장점은 풍부한 경력이다. 노동부 장관과 민선 경기지사, 6선 국회의원과 두 번의 대권 도전 등 경력에서는 경쟁후보를 압도한다는 평가다. 이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당진 시민 이형구 씨(70)는 법관 출신인 그를 두고 “입법·사법·행정을 다 해본 사람”이라며 “행정 경험이 없는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랜 정치 인생은 변화에 둔감한 이미지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진에 거주하는 이현정씨(39)는 “이 후보는 노쇠한 느낌이 강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충남에서 일자리 50만 개를 창출하고 기업들을 유치해 천안과 아산에 첨단벤처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이날도 유세 현장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경제 실정론을 집중 부각했다. 당진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이모씨(75)는 “세를 놓는데 세입자들이 나가고, 며느리가 하는 가게는 잘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가 더 어려워진 것 같아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을 찍으려 한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발표한 여론조사(800명 대상, 25~26일 실시)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3%, 양 후보는 49.1%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 KBS와 한국일보 의뢰로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여론조사(800명 대상, 11~12일 실시)에서 이 후보가 20.4%, 양 후보는 46.8%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소폭 더 벌어졌다.

부여=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