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 좋고 친환경 어필…유권자 시선 끌기에도 안성맞춤

4년 전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 때는 발품을 파는 지방의원 후보들이 많았다.

자치단체장 후보처럼 선거운동 영역이 넓지 않은 데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주차 공간을 찾아야 하는 차량보다 걷는 게 유권자들을 만나 얼굴을 알리는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000만원짜리 방송차보다 낫네"… 자전거 유세단이 뜬다
올해는 자전거를 타고 유세하는 후보들이 부쩍 많아졌다.

4년 전 청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볐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김용규 시의원이뿐이었다.

올해는 도심 곳곳에서 자전거 유세단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후보가 이용한다.

선거비용이 3천900만∼4천500만원에 불과해 2천만원이 웃도는 연설대담용 차량을 빌리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시의원 후보들에게 자전거는 최적의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청주 바 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이번에도 유세 및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했다.

그는 "골목길 곳곳을 누비며 짧은 시간에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데 자전거만한 게 없다"며 "동료 후보들에게도 자전거를 권했다"고 말했다.

자전거 유세단은 최대 10명으로 제한된다.

자전거를 타고 단체로 이동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행렬'에 해당하는데, 후보자가 없을 경우 최대 5명, 후보자가 있으면 1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청주 가 선거구에서 재선에 나선 민주당 김성택 후보는 자신을 포함, 6명으로 자전거 유세단을 꾸렸다.

그의 아들과 아들 친구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데, 김 후보는 "차량을 이용하면 주차하기가 어렵고, 걸어 다니는 것은 너무 힘들었는데 자전거는 최적의 이동수단"이라고 말했다.
"2000만원짜리 방송차보다 낫네"… 자전거 유세단이 뜬다
청주 마 선거구에서 처음 출마한 민주당 이석구 후보는 '청주 자전거 사랑 연합회' 부회장이다.

이 후보 역시 자전거 유세 중인데 "편하고 즐겁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자전거 유세 동참을 권하고 있다.

청주 아 선거구의 자유한국당 김현기 후보는 "4년 전에는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며 얼굴을 알렸는데 이번에 자전거 유세를 하니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더라"며 "얼굴을 알리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김 후보는 기호와 이름이 적힌 깃발을 헬멧에 꽂고 선거운동원·가족과 함께 자전거 유세에 나선다.

청주 나 선거구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이창록 후보 역시 선거운동원들과 자전거 유세에 나섰다.

그는 아파트 등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 당을 상징하는 민트색으로 칠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이 후보는 "더운 날씨 탓에 온종일 걸어 다니다보면 체력 소모가 컸는데 이제는 더 많은 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0만원짜리 방송차보다 낫네"… 자전거 유세단이 뜬다
청주 7선거구에서 충북도의원에 도전하는 한국당 김진원 후보는 "차량에 사진을 붙이고 다녀봐야 홍보 효과가 별로 없다"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만나니 유권자들이 훨씬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