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3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여야 지도부가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지지율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표일 1주일 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어 선거운동 시작 후 1주일간의 지지율 추이로 당락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여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막판까지 대혼전을 벌였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당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하고 경기 인천 부산 충북 강원 세종 강원 등 7곳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7곳의 격전지 가운데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최종 당선된 곳은 경기 부산 충북 강원 세종 등 5곳이다. 인천 대전에서는 2위 후보의 막판 역전극이 펼쳐졌다.
굳히기냐 뒤집기냐… "선거戰 시작 1주일이 좌우한다"
인천은 당시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5~10%포인트 뒤졌으나 투표 결과 유 후보가 당선됐다. 대전에서는 선거 2주 전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가 민주당 권선택 후보에게 일부 여론조사에서 최대 17%포인트까지 앞섰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권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유선전화에 국한된 여론조사의 한계 때문에 ‘야권의 숨은 표’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는 서울을 비롯한 전통적 격전지에서 여야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10%포인트 이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대구와 제주 정도다.

서울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46.9%의 지지율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20.6%),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12.9%)를 크게 앞섰다.

경기 지역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27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남경필 한국당 후보를 33.8%포인트 앞섰다. 인천 역시 박남춘 민주당 후보가 한국리서치의 25~26일 조사에서 47.7%의 지지율로 유정복 한국당 후보(18.4%)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이번 지방선거 최대격전지로 주목받는 경남은 한국리서치가 25~26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0.6%의 지지율로 김태호 한국당 후보(25.2%)보다 두 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여론조사 결과에 ‘반신반의’하면서 ‘샤이 보수층’의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화면접보다 자동응답체계(ARS) 방식 조사에서 한국당 후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일정 부분 ‘샤이 보수’층이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적극 투표층이 4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15.1%포인트 높은 70.9%에 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유선과 무선을 혼합해서 여론조사를 하는 첫 전국 선거인 점도 특징이다. 이전까지는 유선전화 데이터만 활용할 수 있어 실제 표심과 여론조사의 간극이 컸다.

심우섭 리얼미터 팀장은 “투표를 1주일 앞둔 시점에 표심이 가장 크게 요동치는 경향을 보여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실제 투표에서는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여론조사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후보 간 격차가 커서 순위가 뒤바뀔 정도까지 변화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