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에 최소 10년, 최장 15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 인터뷰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한 비핵화를 논의하고 있지만 북한 핵시설을 둘러본 핵 전문가는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헤커 연구원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을 살펴봤다. 가장 최근까지 북한 핵시설을 둘러본 서방 핵 과학자이기도 하다.

헤커 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직면할 정치적·기술적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고려할 때 북한 비핵화에 걸리는 기간은 최장 15년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은 먼저 북한 핵프로그램의 가장 위험한 부분을 추적해 제거하는 단계적 비핵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단번에 맞바꾸는 일괄 타결을 통해 ‘신속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 정부 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헤커 연구원은 이날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와 함께 발표한 ‘기술적 관점에서 본 북한 비핵화 로드맵’ 보고서에서 핵 프로그램 중단, 철폐, 제거를 순서대로 실행하는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 방안을 완료하는 데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