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2차 정상회담

문 대통령·김정은 무슨 얘기 나눴나

4·27 판문점 선언 이행, 美·北회담 주로 협의
문 대통령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실… 체제보장 걱정"
靑 "美, 비핵화 때 경제협력 구체적 사례 제시"

"파격 만남 형식에 집착… 알맹이 없다" 시각도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열린 남북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부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열린 남북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부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한 정상회담에서는 4·27 ‘판문점 선언’ 이행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주로 논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 의지를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서도 미·북 간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파격 만남’이라는 형식에 집착한 나머지 회담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北 비핵화 의지만 확인… CVID는 빠져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강한 의지가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판단한 근거를 묻는 말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북한으로부터) 설명을 들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김 위원장을 만나 직접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정은이 밝힌 한반도 비핵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하는 CVID를 의미하냐는 질문에는 “저의 거듭된 답변이 필요하지 않다”며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은 북·미 간 협의할 문제”라고 했다. 대신 “북·미 간 회담을 합의하고 실무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 아니냐”며 “확인 과정이 미흡하다면 (미·북 간) 실무협상 과정에서 확인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 “미국, 북 비핵화 땐 대규모 경제협력”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다”며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미국에서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 보장을 약속한 것을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지 걱정이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관련,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결단을 보여줬다”며 “이제 시작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미국이 즉각 북한과의 대규모 경제협력 의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경제협력과 관련해)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현 단계에서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도로 철도 등 교통, 전력시설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정착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며 “압축된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판문점 선언의 핵심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해서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새롭게 합의한 건 다음달 1일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뿐이다. 이마저도 정상이 만나서 합의할 내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는 이미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실무진 간 날짜만 조율해도 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친구 같은 만남’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며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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