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美공인회계사 합격한 왕승재 일병
군 복무 중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시험에 합격한 육군 병사가 있어 화제다. 육군 6공병여단 백호대대에서 복무 중인 왕승재 일병(26·사진)이 주인공이다.

27일 육군에 따르면 왕 일병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인데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무를 다하기 위해 작년 8월21일 자원입대했다. 뉴욕시립대에서 공부한 그는 4단계까지 합격해야 최종 자격이 부여되는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의 3단계까지 합격했다. 마지막 단계에서 두 차례 불합격하고 입대를 선택했다. 왕 일병은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이고 국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당연히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해 입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군 복무 중에도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대한 마련은 남았지만, 자대 전입 이후 부대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빴다. 그러던 중 부대 정신교육 시간에 꿈에 대한 집념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국방TV 특강을 듣고 재도전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왕 일병이 복무하는 6공병여단에선 자격증 취득을 격려하는 포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가 속한 대대에선 밤 12시까지 불을 켜고 공부하는 것이 가능했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왕 일병을 본 전우들은 그를 응원했다고 한다.

부대와 전우들의 지원 덕분에 왕 일병은 올해 3월 휴가를 내고 미국으로 건너가 공인회계사 4차 시험에 응시했고, 4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꿈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 한 조각을 군에서 맞추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군대란 곳이 조국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곳임을 확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