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구심 해소
북미, 실무협상 착수…'CVID'-'체제안전 보장' 로드맵 줄다리기
[남북정상회담] 北美 '샅바싸움' 종료… 비핵화 '진검승부' 스타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으로 한동안 한반도를 휘감았던 난기류가 걷히는 분위기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정상회담 취소'를 내세우는 등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자칫 비핵화를 향한 여정이 궤도를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 등에 힘입어 다시 제 자리를 찾은 모습이다.

북미 간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는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 1부상이 지난 16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하며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입장을 내놓으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담당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까지 나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비난했지만, 북한이 회담을 앞두고 으레 진행하는 기싸움의 성격일뿐 아예 판을 깨려는 의도는 없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의 생각은 달랐다.

그렇지 않아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전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밝히며 상황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다행히 북한이 25일 오전 김계관 제1부상을 앞세워 예상외로 부드럽게 반응하면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불씨가 살아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6일 남북정상회담은 여전히 불확실해 보이던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의 내용을 설명하고,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대미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사실상 남·북·미 정상의 의견 소통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실천할 경우 대북 적대관계 종식 및 경제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했고, 김 위원장의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며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걱정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27일 기자회견 발언처럼 "북미 양국 간에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게 된 것이다.

북미는 10여 일간 계속됐던 '샅바 싸움'을 끝내고 앞으로는 불필요한 기싸움은 최대한 자제한 채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실질적이고 진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미 간에 형성됐던 난기류는 해소됐다"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북미 간에 정상회담을 위한 한 판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이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에 착수했다.

여기서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와 북한이 원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폐 및 체제안전 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인지는 의제에 관한 협상을 포함한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간 수십 년에 걸친 갈등과 대립의 본질적인 문제이기에 지금까지의 과정보다 훨씬 치열한 줄다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지금까지의 우여곡절이 기싸움의 성격이 강했다면 북미정상회담까지 앞으로 남은 보름여 간은 핵심에 대한 진검승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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