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지만 체제보장에 대해서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후 일문일답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피력했다"며 "김 위원장이 우려하는 것은 비핵화를 했을 경우 미국이 체제안전을 보장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이 체제보장의 약속을 어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비핵화 실행을 망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미국은 체제보장뿐 아니라 경제지원까지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직접 소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핵동결, 핵신고, 핵폐기, 핵사찰 4단계에 거친 북한의 비핵화를 희망하고 있다. 과거 조지 부시 행정부는 이를 위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정책을 수립했다. 다만 핵폐기와 핵사찰은 핵신고가 이뤄진 범위에서 진행되고, 핵신고 범위는 북한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추진에 난항을 겪어왔다. 북한이 일부 핵무기를 신고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핵무기 전량을 신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6월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북미간 실무협상이 곧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무회담까지 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CVID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싶다”며 “확인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협상에서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국이 상대국에서 원하는 바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기에 정상회담뿐 아니라 실무협상도 잘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북정상회담 결과발표 일문일답 전문

▶(이하 기자 질문) 4·27정상회담 이후 한달 만에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정상회담 이뤄진 배경과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어제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달라.

"(이하 문 대통령 답변)4·27 판문점 선언 후속이행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 있었다. 그러한 사정을 불식시키고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는 것과 4·27 정상회담 선언 함께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요청해왔고 남북 실무진이 통화로 하는 것 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회담이 이뤄졌다. 그러한 사정 때문에 (정상회담에 관해) 사전에 알리지 못한 것은 양해를 구하고 싶다."

▶ 발표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지가 6·12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남아있는 변수는 무엇이 있는지 설명해달라.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피력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할 경우에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대한 신뢰다. 반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적대관계 종식뿐 아니라 경제발전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저는 양국의 이런 의지를 전하고 정상회담에서 직접 소통해서 상대 의지를 확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6월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북미간 실무협상이 곧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되는데, 이 의제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마쳐지느냐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열릴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북미 양국이 상대국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실무협상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뿐 아니라 실무협상도 잘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씀했는데, 그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어제 회담에서 나왔던 김 위원장의 워딩을 소개해달라. 또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말해왔는데, 그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말한 것이 있나

"폼페이오 장관도 김정은 직접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핵화의 뜻이 같더라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은 양국 간에 논의가 필요하고 그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북미 간에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 생각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 여러 차례 비핵화에 대해 설명했다고 하는데, 사실 CVID를 북한이 수용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 북한이 이를 수용하는 건가.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영향을 미쳤는가. (남북정상회담 전에)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하거나 그의 의중을 참고할 기회가 있었나. 전화로 3자 대화도 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은 왜 안되고 있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거듭 말씀드려왔다. 북미 간의 회담을 하려면 그 점에 대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한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실무회담까지 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싶다. 이와 관련한 확인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협상에서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한편으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고 어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어제 미국 측에 전달했다.

"핫라인 통화라는 것이 즉각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통신 회선이 구축돼야 한다. 최근 남북 간에는 개설됐다. 북미 간에도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마도 남북미 3국 간에 핫라인을 설치할 정도까지 가려면 사전에 정상회담부터 먼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 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통적으로 가지고 계실 의문 한 가지를 말하겠다. 어제 논의한 내용을 바로 발표하지 않고 왜 오늘 발표했느냐에 대한 문제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측의 형편 때문에 (정상회담 내용을) 북한은 오늘 보도할 수 있으니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왔다. 따라서 어제 회담 사실만 밝히고 오늘 내용을 밝혔다는 부분은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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