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만3천765건 중 3천906건만 처리… 약 1만건 계류
여소야대 지형 속 파행 거듭… 개헌 논의는 지지부진
'제 식구 감싸기' 체포동의안 부결도…후반기 원 구성 난항
국회 전반기 법안처리율 27%… 후반기도 초반부터 난기류

2016년 5월 30일 출범한 제20대 국회가 28일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전반기의 막을 내린다.

국회는 이번 본회의에서 물관리일원화 관련법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20대 국회 전반기의 실상은 그러나 '민생' 국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년 전 여야 모두 '일하는 국회'를 다짐하며 20대 국회를 시작했지만 말 뿐의 약속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저조한 입법 실적이 이를 직접 보여준다.

'입법부'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법안처리 실적은 별로였다.

2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접수된 법률안은 모두 1만3천303건으로, 이 중 처리된 법안 건수는 3천564건이었다.

법안 처리율은 27%로 지난 19대 국회 전·후반기 법안 처리율(32%)에 못 미쳤다.

미처리된 법안, 즉 지금도 국회 어디에선가 표류하고 있는 법안은 9천739건에 달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14일 여야 원내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20대 국회 들어 1만3천99건의 법안이 제출됐는데 현재 계류된 안건이 9천554건"이라며 "올해 들어서는 불과 690건밖에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20대 국회는 '법 중의 법'인 헌법마저 외면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모든 여야 후보가 개헌을 공약하면서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2016년 12월 말부터 국회 헌법개정특위(현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가 가동, 1987년 이후 변화한 시대상과 시대정신,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새 헌법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하지만 국회 개헌특위는 1년 반 동안의 가동에도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개헌 발의권을 갖는 국회가 말로만 '국민 개헌'을 외칠 뿐 1년 반 동안 허송세월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또 다른 개헌 발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정부 개헌안을 발의했다.

그렇지만 국회는 이마저도 외면했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라는 개헌 시기를 놓고 몇 달간 평행선만 달리며 시간을 허비했고, 정부 개헌안에 대한 공방으로 에너지를 소비했다.

정부 개헌안은 헌법상 국회 의결 시한인 지난 24일에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에 올려졌으나, 야당이 본회의에 집단 불참, 의결정족수 미달로 결국 '투표 불성립'의 운명을 맞았다.
국회 전반기 법안처리율 27%… 후반기도 초반부터 난기류

'나라살림'에 대한 국회의 수박 겉핥기식 심의도 여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1일 처리된 추경이다.

'청년 일자리 및 위기지역 대책'을 위한 3조9천억원 규모의 이번 추경안은 지난달 6일 제출됐지만,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국회가 40여 일간 파행하는 바람에 심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

그러다 여야 간 극적인 국회 정상화 합의로 심의가 시작됐으나,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일주일에 불과했다.

나아가 20대 국회는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또 다른 국민적 비판을 불렀다.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한 것이다.

같은 정당인 한국당뿐 아니라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제 식구 감싸기'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6·13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후반기 원 구성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상적인 후반기 국회 출범을 위해, 그리고 국회법에 따라 이미 지난 24일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했어야 한다.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공석 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역시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샅바 싸움의 결과다.

국회 관계자는 "30일부터 당장 국회 지도부는 물론 상임위 임기도 마침에 따라 국회 운영에 일대 혼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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