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폐기 행사서 취재진에 언급…펜스 美부통령에도 관심
北관계자들 "美가 그렇게 몰면 안되지"… 볼턴 악연 거론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지난 24일 열린 폐기 행사 당시 북측 관계자들은 남쪽 취재진에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되는 언급을 하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악연을 거론하기도 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동행한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공동취재단에게 "미국이 우리를 그렇게 몰면 안 되지"라고 말하며 "볼턴은 2000년대 6자(회담) 때부터 우리와 악연"이라는 언급을 했다.

북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핵실험장 폐기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 첫발을 뗀 것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다.

건설노동자로 일해봤다는 북측 관계자는 "(핵실험장 건설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렇게 파놓은 갱도 4개인데 폭파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접한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기자들을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에) 다시 강경파가 세력을 잡았나", "볼턴은 그런데 (미국 부통령) 펜스는 어떤 인물인가" 등의 질문을 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한 북측 관계자는 남측 기자의 이름을 부르며 "(취재차) 싱가포르에 간다는데 안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궁금해한 북측 관계자도 있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에 나선 외신 기자들은 전문가가 동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CBS방송 기자는 "전문가 없이 기자들의 육안 관측만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기자도 "외부 전문가 없이 어떻게 100% 투명성을 확인할 수 있느냐"면서 북한 당국이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의 실명을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영국 스카이뉴스 기자가 "(갱도) 안에서 폭파된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자,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는 "기자가 보듯이 밖에서 폭파되고 안에서 분출하지 않았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러시아 RT방송 기자는 "중국(신화통신)하고 영국 스카이뉴스팀은 (방사능 측정 위한) 장화 신고와 측정해보니 제로가 나왔다"며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없다고 밝혔다.

한 기자는 "풍계리로 가는 특별열차에서 창밖을 보지 말라고 했지만, 살짝 들춰보니 정말 깜깜했다.

전기가 없고 사람들도 위축돼 보이고 도로도 포장 안됐고 신호등과 차량도 없었다"면서 "진정한 북한을 느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남측 기자가 북측 관계자들에게 "북한에도 무서운 10대가 있느냐"고 묻자 "우리는 3살 때 무섭고 5살 되면 찢어 죽이고 싶다"고 농담조의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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