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속한 비핵화'(Rapid Denuclearization)라는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식 해법'에 선을 긋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아주 짧은 기간'(a very short period of time)의 비핵화를 구체화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우리가 추진하는 모델은 '신속한 비핵화'라며 "시간을 두고 늘어지지 않는 전면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 중인 유연성이 가미된 일괄타결론 방식과 일맥상통하다. 북미가 핵폐기와 체제보장 조치를 일거에 맞바꾸되, 비핵화 절차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 단계적 접근 성격을 가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비아 모델에 대해서는 "그것은 우리의 모델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이익을 안전하게 보장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주고받기식으로 (협상)하지 않을 것이며 오래 끌지도 않을 것"이라며 "말과 약속이 아닌 불가역적인 일련의 조치를 볼 때까지는 경제적 제재 완화를 제공하지 않으려고 하며 거기에 도달했을 때에는 그 대가로 북한 사람들을 도울 위대한 거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비핵화와 체제안전을 교환하는 북미 일괄타결의 성사 여부는 정상 간 직접 담판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지도자 모두가 우리가 목표로 하는 해결책, 즉 근본적 (체제) 보장과 그에 대한 대가로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것은 두 지도자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할 때 풀린다"며 "두 사람이 그 문제에 합의하면 종착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며, 우리는 좋은 날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로 무기능력과 미사일 능력, 관련기술, 우주 발사 운반체와 연계된 엔진 시스템, 핵분열성 물질과 핵물질 생산 기술, 핵 관련 모든 엔지니어링과 연구개발(R&D)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증과정과 관련해서는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에 대비해 이미 대규모 팀을 가동하고 있다"며 미국 뿐 아니라 다양한 협력국이 참여할 것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비롯해 이 분야에서 대단한 역량과 전문지식을 가진 다른 주체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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