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21일 “북미정상회담은 99.9% 성사됐다”며 “다만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한 정 실장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이 대남,대미 공세수위를 높이는 것과 관련, “북한측 입장에서 우리가 좀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실장은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서는“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이후 상황을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이냐에 대한 정상 차원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주목적”이라며 “그래서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와는 달리 딱 두 정상 간 만남을 위주로 짜여 졌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어 미·북 정상회담의 사전조율이 목적인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짜여진 각본이 없는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대개 정상회담은 사전에 많은 조율이 있고 합의문도 사전조율이 끝나는 게 관행이지만 이번은 그런 게 일절 없이 두 가지 토픽만 갖고 만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서는 “6·12 북미정상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게 할지, 그 합의를 어떻게 잘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두 정상이 그 두 가지 목표 지점까지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오찬 모임이 있지만 두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는 식의 모임을 하자고 한미 간 양해가 돼 있다”며 “그래서 사실 수행하는 저희도 두 분이 무슨 말씀을 어떻게 하실지 예측을 전혀 못 하는 상황이며, 바로 그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한미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도록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것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다양한 논의가 실무 차원에서 있었고, 이번에 정상 차원에서 좋은 얘기가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실장은 지난 20일 한미정상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설명과 북한의 태도가 왜 다르냐’는 취지로 언급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애 대해 “제가 정상 통화에 배석했지만 그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꼭 해야 하는지 참모들에게 묻고 있다’는 보도에도 ”저희가 NSC에서 협의하는 과정이나 한미정상 간 통화 분위기에서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워싱턴=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