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화려한 쇼"
미국 핵무기 전문가가 23~25일 있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대해 “화려한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사진)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 폐쇄 행사에 일부 언론만 초청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전문가를 배제한 데 대해 “검증 조치라기보다는 화려한 쇼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에 사용한 장비나 갱도를 만드는 방법, 핵무기 제조 방법, 핵실험 역량을 확인한 다음에 핵실험장을 폐기해야 한다”며 “이런 절차를 생략한 채 폭파 장면만 공개하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쇼”라고 평가했다.

1991년 미국의 이라크 무기 사찰에 참가했던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은 지금 만들고 있거나 나중에 만들 계획인 다른 핵실험장으로 이런 장비들을 간단히 옮길 수 있다”며 “비핵화에 필요한 장비들이 핵실험장에서 모두 사라져버려 검증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용한 장비를 찾아내야 한다”며 “IAEA와 북한이 겪은 갈등의 역사를 고려할 때 미국이 북한 핵 검증을 시작하는 게 효율성 측면에서 최고일 것 같다”고 판단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 비핵화 비용에 대해 “수백 명이 몇 년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수천만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브라이트 소장은 “비핵화 검증 비용과 보상은 다른 문제인데 북한이 한국과 일본에 매우 큰 원자력발전소를 지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보상 금액은 수십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