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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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앙숙’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한뜻으로 애도했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정·재계 대표 인사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은 구 회장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구 회장 고향 후배로 알려진 김 원내대표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황량하고 척박한 ‘마곡’이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부럽지 않을 융복합연구단지로 우뚝 섰다”며 “지난달 고인께서 그렇게 그리던 LG사이언스파크 완공식에 모습을 볼 수 없어 너무나 아쉬웠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비통한 마음을 표했다. LG사이언스파크가 자리한 마곡은 강서구을에서 내리 3선을 한 김 원내대표 지역구다. 그는 지난달 20일 열린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어 위기 때마다 회장님의 뚝심과 신념이 없었다면 오늘의 LG사이언스파크는 결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2014년 10월 열린) 착공식 날 너무도 기뻐하시던 추억이 뇌리를 스친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진주를 정치적 고향으로 삼고 있는 김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추모했다. 김 후보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과 학창시절 대부분을 진주에서 보냈다. 김 후보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한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갔을 때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며 참 맛있다고 대기업 회장들에게 권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2009년 노 대통령이 서거하신 뒤 봉하마을을 지키고 있을 때 구 회장께서 약밤나무 묘목을 보냈다”며 “구 회장이 어렵게 구한 묘목을 대통령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키워 묘목을 봉하마을로 보내주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구 회장에 대해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라며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고 글을 남겼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