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특검’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의 동시 처리에 나선다. 지난 18일과 19일에 이은 세 번째 시도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는 20일 3조8500억원 규모의 정부 제출 추경안을 약 200억원 순삭감해 3조8300억원으로 조정한 뒤 통과시켰다. 추경 예산안이 국회 예결소위를 통과한 것은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한 지 45일 만이다.

정부 제출 추경안에서 3986억원이 감액됐고 3870억원은 오히려 증액됐다. 자유한국당이 대표적 선심성 예산이라며 전액 삭감을 요구한 ‘산업단지 청년근로자 교통비’는 1인당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축소 지급하기로 했고, 9.5개월이던 지급 기간도 6개월로 줄였다. 어린이집과 경로당의 공기청정기 설치 등 미세먼지 대책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초등생 돌봄, 어린이집 보조교사 인건비 현실화 등이 증액 사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부 원안을 고수한 반면 야당은 ‘지방선거용 추경’이라며 92개 사업 중 60개 사업에서 1조500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맞섰지만 절충이 이뤄졌다. 예결위는 21일 오전 8시30분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최종 의결한 뒤 본회의로 넘길 예정이다. 여야는 추경안 합의가 이뤄지면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 특검법과 동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가 합의한 약속은 크든 작든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18일에도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과 드루킹 특검법을 동시 처리하기로 했지만 특검법 세부 조건을 놓고 파행을 겪었다. 밤 11시께 간신히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번엔 추경안 심의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본회의가 19일로 미뤄졌다. 19일에는 ‘선심성 추경안’ 삭감을 놓고 대립하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아울러 민주당은 야당에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헌법 131조를 보면 개헌안은 공고된 지 60일 이내에 의결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교섭단체 간 합의사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도 여야 합의 실패로 개헌이 무산된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개헌안을 철회하기보다는 국회 표결에 부쳐 개헌 노력을 매듭짓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