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동문 최양식 경주시장-김석기 국회의원 '친구에서 적으로'
선거가 뭐길래…공천이 갈라놓은 50년 죽마고우 우정
선거가 뭐길래…공천이 갈라놓은 50년 죽마고우 우정
지방선거 공천이 50년 죽마고우의 우정을 갈라 놓았다.

당사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막역한 친구인 최양식(66) 경북 경주시장과 자유한국당 김석기(64·경주) 국회의원이다.

최 시장과 김 의원은 경주 계림초등학교와 경주중학교를 같이 졸업하고 고등학교부터는 서로 다른 학교에 다녔다.

최 시장은 대구고와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에서 근무하다 행정자치부 1차관을 거쳐 경주대 총장을 지냈다.

2010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주시장에 당선됐고 2014년 재선됐다.

김 의원은 대구 대륜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경찰간부후보로 경찰에 입문해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거쳐 2012년 무소속으로 경주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떨어졌고 2016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두 사람은 공직에 있을 때도 서로 친하게 지냈고 시장과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돈독한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달 9일 경주시장 경선 후보에 최 시장을 빼면서부터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최 시장은 공천에 영향력이 있는 김 의원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배제했다며 지난달 30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경주 주인은 국회의원도 아니고 특정 정당도 아닌 오직 시민이다"며 김 의원을 겨냥해 노골적으로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 친분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여론조사를 통해 객관적 자료로 공천했다"며 반박했다.

이에 최 시장 측은 "중앙당이 안산·제천·밀양·포항·경주 5곳을 재난지역이나 재난 피해지역으로 정해 자치단체장을 전략 공천하기로 했는데 김 의원이 경주를 재난지역에서 뺐다"고 맞받아치면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두 사람이 친구에서 적으로 변해 서로 비난하는 관계로 악화한 셈이다.

최 시장은 최근 김 의원과 관계 회복 가능성을 묻자 "내가 당선되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