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 / 사진=연합뉴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 / 사진=연합뉴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문무일 현 검찰총장도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15일 밝혔다.

안 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총장이 지난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려는 춘천지검장을 호되게 질책하는 등 조사를 저지했다"며 "문 총장의 강요 혹은 직권남용 혐의점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총장이 작년 12월 8일 이영주 춘천지검장 대면보고에서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일반 다른 사건과는 달리 조사가 없이도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 조사를 못 한다'며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했다고 한다"며 "이후 수사팀이 입장을 바꿔 권 의원을 소환하지 않겠다는 보고서를 썼다"고 말했다.

안 검사는 "문 총장이 이 지검장을 심하게 질책한 것은 당시 춘천지검에 근무한 직원들 대부분이 아는 내용"이라며 "검찰 최고위직, 현직 국회의원을 불문하고 외압에서 자유로운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12월 14일 권성동 의원 보좌관에게 소환 통보를 한 뒤 몇 시간 만에 대검찰청 반부패부에서 '왜 보고 없이 소환 통보를 하느냐'는 질책성 전화를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권 의원과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 등 검찰 수뇌부 사이 교감이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원랜드 수사단'은 대검 측 저지로 대검찰청 반부패부를 압수 수색이 이틀 뒤에야 집행된 의혹도 있다고 제기했다.

안 검사는 "대검 압수수색 당시 차량 피압수자가 '차량을 갖고 오지 않았다'고 하자 '차량 번호만 말씀해주시면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처리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과연 증거소실이 없었는지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검은 외압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증거를 더 확보하고 보강수사를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외압을 넣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검 반부패부 압수수색이 이틀 늦어졌다는 의혹에 대해선 "압수수색 당일에 캐비닛에 있는 모든 서류와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 등을 가져갔다. 다만 디지털 증거에 대한 포렌직 작업은 업무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이틀 뒤인 토요일에 온종일 진행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무일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문 총장은 이날 정오께 취재진과 만나 "(춘천지검장을) 질책한 적이 있다"며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고 이견을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