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삼성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구속 만료로 15일 석방된 문형표(62)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심경을 묻는 말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합병에 영향력' 문형표 前장관, 구속만료 석방
이날 0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문 전 장관은 구치소 정문을 나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전 장관의 석방은 2016년 12월 3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국정농단 사건 '1호 구속'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위아래 검은색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반무테 안경과 구두를 착용한 그는 구속 때와 똑같은 차림이었다.

푹이 죽은 표정의 문 전 장관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의 경영 승계와 관련한 입장과 향후 재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역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문 전 장관은 취재진을 뿌리치고는 미리 도착해 대기하던 닛산 알티마 차량 뒷좌석에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구치소 정문에서는 너덧 명의 지지자들이 "문형표 장관님 힘내십시오"라며 석방된 문 전 장관을 반겼지만, 민주노총 국민연금 지부 관계자 세 명은 "문형표를 엄벌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대법원은 지난 4일 구속 기간이 끝난 문 전 장관에 대해 '15일 석방하라'며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문 전 장관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