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전문가 초청하겠다는 본인 약속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월 21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월 21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4일 "김정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전문가를 초청하겠다는 본인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달 29일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실험장 폐쇄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전문가는 쏙 빼고 언론인만 부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핵문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핵 실험장을 전문가들이 확인하게 되면 핵 물질 종류와 핵 무기 규모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메가톤 핵무기까지 개발했는데 이 개발된 핵무기를 실험하기 위해서 추가 갱도를 팠고, 이 갱도가 전문가에게 공개되면 본인들이 개발한 이 메가톤급 핵무기가 들통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있다"면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김정은 위원장은 본인이 약속한 핵 전문가들을 풍계리 핵실험장에 반드시 초청해서 핵실험장 전문가 검증을 받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영변 데자뷔’가 안되려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전문가의 검증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언론인들은 초청 예정이지만 정작 전문가는 참관 대상에서 배제됐다"면서 "청와대는 ‘풍계리 폭파 소리는 핵 없는 한반도 축포’라 운운하며 당장 핵 폐기라도 이뤄지는 마냥 환영하고 있지만, 전문가 검증 없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의 데자뷔가 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또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전문가를 초청하지 않은 데 대해 "검증과 사찰은 없고 오직 사진과 홍보만 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표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면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북한 스스로 말한 것과 같이 핵무력이 완성돼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고 핵실험장이 쓸모없게 됐기 때문에 폐쇄하는 거라면 환영할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14일 북한이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 조치가 '폐쇄'(shut down)가 아니라 '폐기'(dismantle)라고 정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