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대상서 '고려항공' 제외…"항공노선 확대 제재 위반 아냐"
"1차 북중 정상회담 직후 준비작업 착수한 듯"…수익보다 상징성에 무게
'북중 밀착' 가속… 평양행 직항노선 중국 전국으로 확대 움직임
북한과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을 계기로 '평양-청두(成都)' 직항 노선을 신설하며 우호 관계를 강화한 가운데 중국 여행업계가 평양행 직항 노선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중국 현지 여행업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밍푸(名芙)국제여행사 등 청두지역 10개 여행사가 다음달 28일 고려항공 '평양-청두' 직항 노선의 첫 전세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며, 청두 외에도 중국 주요 도시에서 평양을 잇는 직항 노선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각지 여행사들을 중심으로 평양 직항 전세기 운항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과 칭다오(靑島)에서 평양 직항 노선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륙 지역은 청두에서 평양을 가는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아마도 북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민간 교류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수익보다는 우호관계의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전세기를 운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운영되는 '평양-청두' 노선은 오후 7시 30분(중국시간, 북한시간 오후 8시 30분) 청두를 출발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중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은 평양도착 다음 날 오후 2시 30분(북한시간)에 출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는 북한이 2010년 러시아로부터 구매한 TU204-100 항공기로 176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운항거리가 6천㎞로 중국 대부분 지역을 운항할 수 있다.

이 기종은 고려항공이 2016년 5월 운항을 시작했다가 중단한 '평양-지난' 노선에 투입했던 러시아의 안토노프 'An-148' 기종보다 100명가량 승객을 더 태울 수 있다.
'북중 밀착' 가속… 평양행 직항노선 중국 전국으로 확대 움직임
평양-청두 노선을 활용한 북한 여행 상품의 가격이 5천 위안(85만원)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면서 이 노선이 정기편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다만, 양국이 당국 차원에서 지원에 나선다면 해당 노선의 정기 운항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예상 여행 수요보다 중형 항공기가 투입된 것과 10개가 넘는 여행사가 전세기 운항에 참여한 것으로 미뤄 중국당국 차원에서 해당 노선에 대한 여행객 모집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미 업계에서는 다음 노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북중이 전세기 운항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지난해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도발로 촘촘히 짜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를 피하면서 우호 관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통과된 안보리 결의에서 고려항공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양국 간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전세기 운항을 위해서는 안전검사 등을 위해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미뤄 지난 3월 말 김 위원장이 방중해 1차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된 직후 양국이 관련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중 밀착' 가속… 평양행 직항노선 중국 전국으로 확대 움직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