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 구두메시지 전달…"김정은, 대화 통한 해결 관심에 사의"
김정은 "훌륭한 미래건설 역사적 만남 될 것"…北, 북미정상회담 대내 공식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받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는 5월 9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합중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를 접견하시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조미(북미)수뇌회담 준비를 위하여 우리나라를 방문하였다고 하면서 바쁘신 시간을 내어 만나주신 데 대해 사의를 표하였다"며 "석상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해 드리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듣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사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첨예한 한반도 지역 정세에 대한 평가와 견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양국 최고지도부의 입장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다가온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이 조선반도(한반도)의 긍정적인 정세 발전을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훌륭한 첫걸음을 떼는 역사적인 만남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접견 석상에서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와 해당하는 절차·방법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으며,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토의된 문제들에 대해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훌륭한 회담을 진행하고 만족한 결과를 이룩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었다"고 전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들의 평양 방문 기간에 김 위원장이 '극진한 환대'를 베풀어 주고, '유익한 회담'을 진행하고 '충분한 합의'를 이룩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으며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 진행을 위해 국무장관으로서 적극 노력할 결심과 의지를 피력했다고 이들 매체는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반(反)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해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에 대한 미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하고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으로 특사를 해 송환하도록 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설명했다.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씨는 이날 저녁 폼페이오 장관과 미 공군 전용기로 귀국길에 올랐으며 미 알래스카에 도착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맞이하면서 국무장관 공식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히고 환영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회동을 마칠 때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따뜻이 배웅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묘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장관 내정자 신분이던 지난 부활절 주말(지난 3월 31일∼4월 1일)에도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 전체에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 기사와 사진을 게재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기념촬영 사진을 크게 실었고, 이들이 밝게 웃으며 손을 잡고 있거나 걸어가는 사진 등도 배치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간 '조미회담', '조미대화' 등으로 북미 간 대화가 예정된 사실을 거론해온 바 있다.

그러나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같은 대내 매체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하며 이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매체는 이날 회동 배석자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통역을 제외하고 단독으로 배석했다.

미측에서는 미 중앙정보국(CIA) 한국임무센터(KMC)의 앤드루 김 센터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