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일본을 공식 방문하지만 그 규모는 역대 중국 총리의 방일에 비하면 크게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 총리는 8일 오후 일본에 도착해 11일까지 일본을 방문하지만,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제외할 경우 일본 공식방문 일정은 10~11일 이틀간이다
2000년 10월 당시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방일은 6일이었고, 2007년 4월과 2010년 5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두차례 방일은 각각 3일이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9일 보도에서 리 총리의 방일단이 주룽지나 원자바오에 비해 확실히 축소됐다면서 리 총리의 수행단도 국무위원 겸 국무원 비서장인 샤오제(肖捷)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허리펑(何立峰), 그리고 먼저 일본에 도착한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 3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0년 원자바오 방일때는 당시 외교부장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발개위 주임 마카이(馬凱), 상무부장 보시라이(薄熙來), 문화부장 쑨자정(孫家正), 외교부 부부장 우다웨이(武大偉) 등이 수행했다.

주룽지와 원자바오 전 총리가 일본을 방문할 때는 방일단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매체는 리 총리의 방일단 규모가 축소된 것은 일본이 중국의 외교현안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장 시급한 외교현안으로는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미중 무역전쟁을 진화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하고 있고, 한반도는 변화가 극심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6월 북한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 역할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본은 국외자다.

또 중일관계는 해빙조짐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경색국면이다.

2012년부터 댜오위다오(釣魚島) 영토분쟁,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중일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었고 지난해부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리 총리의 이번 방일은 얼음을 깨고 화해를 탐색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상당기간 숙련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적으로도 일본의 중요성이 떨어졌다.

주룽지 방일 당시에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의 4배에 달했고 원자바오 방일당시에는 양국의 GDP가 서로 근접했다.

하지만 리 총리의 이번 방일때는 중국 GDP가 일본의 2배 규모로 일본을 이미 추월한 상태다.

하지만 리 총리의 방일은 양국이 본격적인 관계개선에 나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이 매체는 내다봤다.

중일 양국은 올해 평화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최고 지도자의 상호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올 하반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6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국빈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의 방일은 양국이 신형 중일관계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커창 방일단 규모 '축소'… "일본은 시급한 외교현안서 국외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