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미중정상 통화→이란핵협정 탈퇴→폼페이오 재방북 '반전에 반전'
폼페이오 방북, 1차때와 달리 사전공개…억류자 송환 등 이벤트 예상
"불충분한 합의 수용불가"·"목적 달성전 제재완화 없어" 대북압박 메시지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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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비핵화 담판'을 앞두고 북미 간 움직임이 그야말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미 간 신경전이 고조된 와중에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 방중 변수로 북미정상회담 가도에 난기류가 형성되는 듯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재방북 사실이 공개되면서 최종 조율 작업의 마무리가 임박한 듯한 모양새이다.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북미 간 치열한 수 싸움 속에 북미정상회담 시곗바늘이 숨 가쁘게 빨라진 셈이다.

특히 '판도라의 상자' 개봉을 앞두고 약 40일 만에 재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의 사전 담판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북미 간 비핵화 눈높이에 대한 간극이 분명히 드러난 가운데 미국 측이 이란핵협정 탈퇴 카드까지 뽑아들며 북한을 향해 강한 압박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어 양측간 힘겨루기가 쉽사리 해소될지는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워싱턴에서는 김 위원장이 40여 일 만에 또다시 방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격 회동한 것으로 8일(현지시간) 오전 확인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감이 조성되는 흐름이었다.

미국이 '영구적 대량파괴무기(WMD) 폐기'로 비핵화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자 다급해진 북한이 혈맹인 중국을 '원군'으로 끌어들이며 판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받던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 주석과 통화를 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청취했다.

통화 내용과 관련,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중 정상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영구 폐기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며 '영구적 WMD 폐기'라는 목표와 '핵 폐기 전 보상 불가'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 측의 비핵화 '허들 높이기'로 다급해진 북한이 중국과의 밀월 과시로 미국에 신호를 보내자 대북압박 공조 전선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중국을 단단히 붙잡아 놓으려는 포석도 읽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전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을 '내 친구'로 부르며 긴밀한 조율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역시 사전에 공유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예상대로 이란핵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불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의 조치는 대단히 중요한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며 "미국은 더는 공허한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속하면 지킨다"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시그널(신호)을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사실도 깜짝 공개했다.

그는 "이 순간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으로 가는 중이다. 아마 1시간 안에 곧 도착할 것"이라고 전한 뒤 양측간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시간과 날짜 모두 결정됐다는 말도 반복했다.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이뤄진 1차 방북이 극비리에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 2차 방북이 현지에 도착하기 이전에 대통령의 입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양측간 사전조율이 상당 부분 진전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무부 출입 풀 기자단도 비행기에 동승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송환 이벤트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간 발표가 북미 공동으로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재방북 목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의제 확정 등을 꼽으며 "북한이 옳은 일을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제재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1차 때에 이번 재방북 기간에도 김 위원장과 직접 면담을 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