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외교 "관련 보고받아"…북미회담 신경전속 北행보에 촉각
전문가 "북미정상회담 전에 북중 관계 건재하다 과시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 개최 일정 발표를 앞두고 북한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우리 정부의 기류는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고위급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를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상당히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출근길에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해 "보고를 받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도 북한 고위급 방중설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며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 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일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3월 25∼28일 베이징(北京)을 전격 방문했던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40여 일 만에 다시 중국을 찾는다는 것은 상당한 파격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현재 한반도 정세가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에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기류로 보인다.

정부는 무엇보다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미국발 대북 압박 메시지가 잇따르면서 북미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됐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자국산 첫 항공모함 시험 운항을 앞두고 북한 고위급 인사를 초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철 지난 이야기로 여겨온 북 중간 '혈맹' 관계가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자신들에게 '중국 카드'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려는 행보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유현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8일 "북미 간에 조율이 잘 안 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대외적으로 '우리에겐 중국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생각일 수 있다"며 "특히 북한 고위 인사의 다롄 군사지역 방문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북한이 자신들을 몰아세우는 미국을 향해 압박의 제스쳐를 보이는 것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근 한중친선협회 중국연구원장은 "중요한 전략적 문제에 대해 북중이 비공식적으로 소통하던 과거의 관행이 되살아나는 조짐일 수 있을 것 같다"며 "미국이 예상보다 좀 더 세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과 비공식적으로 상의해야 할 상황임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10년 5월과 8월에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잇달아 방중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이라면 매우 파격적인 일일 것"이라며 "북한이 '영구적 비핵화' 거론 등 미국의 압박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위원은 "다롄은 김 위원장 선친인 김정일 위원장이 2010년 방문한 곳"이라며 북한 고위급 인사가 북중 접경지역이자 양국 무역의 핵심 거점인 다롄을 방문했다는 설이 도는 것도 주목할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