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표준시를 남한과 통일시킨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탈북 외교관의 분석이 나왔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2015년 '평양시간'으로 변경할 때 '지금까지 세계는 평양시간에 따라 움직인다'고 선전했는데도 남한의 시간에 맞춰 표준시를 다시 변경했다"며 이렇게 풀이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에 리명수 군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을 데리고 온 것도 김 위원장이 자신이 모든 것을 통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부원장은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의 불어 통역을 맡았으며 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 서기관과 외무성 아프리카국 과장 등을 역임한 뒤 1991년 탈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핵실험중지 등을 결정한 것은 미국에 양보하는 자세를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이 판문점 '벤치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북미회담에서 핵무기와 시설, 핵물질을 폐기하고 검증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겠지만 북한에는 1만곳 이상의 지하 시설이 있어서 모두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에게 핵무기는 체제를 지키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핵폐기의 검증이 쉽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북일 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이 일본을 무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북한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자금이 필요하다.

북한은 북일 정상회담을 열어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