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갈래 메시지…비핵화 의지 공감한 북중, 북미대화에 추동력 예상
미중관계 대립 속 美, 북중 결속 움직임에 달갑지 않은 느낌 들 것
김정은 두번째 방중…북미정상회담에 어떤 메시지 발신할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재차 방문해 항공모함 시험 항해 출항식을 직접 참관하면서 곧 열릴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8일 북한 관영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7일부터 이틀간 다롄(大連)을 찾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도 회담했다.

우선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조중(북중) 사이의 마음 속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고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두 나라 사이의 친선적인 내왕을 확대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밀접한 연계를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한 점이 눈에 띈다.

시 주석도 "조중 두 나라는 운명공동체, 변함없는 순치의 관계 정세가 어떻게 흐르든 중조관계를 공고·발전시키려는 것은 두 나라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유일하게 정확한 선택"이라고 화답했다.

지난달 말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전통적인 관계의 복원을 알렸다면, 이번 방문은 양국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첫 방중(3월 25∼28일)에 이어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단장으로 한 예술단 방북(4월 13∼18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5월2∼3일) 방북에 이어 이번까지 북중관계가 매우 분주하다.

일단 이러한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미정상회담에 줄 시그널은 복잡해 보인다.

우선 나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말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김일성 및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고,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중의 공감대가 현재 양국관계의 바탕이 되고 있고, 북중 정상의 만남으로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북한과 중국 모두 비핵화에는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게 될 북미정상회담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불편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핵심전략이 대중국 봉쇄전략을 축으로 하는 동아시아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최근 중국과 무역갈등 뿐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특히 G2(주요 2개국)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전선으로 북미 양국이 대결하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과 밀착하는 것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북한의 중국과 밀월은 썩 달갑지 않은 신호로 북미정상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중국이 이 판에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간에 누가 북핵문제와 한반도평화체제의 주도권을 쥐는가 하는 것이 향후 미중관계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에서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 등을 포괄하는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와 인권 문제 거론 등 목소리가 강경해지고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를 확정 발표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회담 차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내부적인 여론 등을 감안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말해 놓은 것이 있어서 정상회담이 무산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북중관계가 북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단기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