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조정회의 세종청사 회의실 참석자 2명→10명
'송곳 질문'에 대답 못 하거나 '뻔한 대책'에 질책


"장관님들은 왜 이렇게 서울에 많이 계십니까"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6일 제3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하면서 화면에 가득 찬 장관들을 향해 따끔한 한마디를 던졌다.

당시 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등 2명만 참석했고, 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는 교육부·국방부·행정안전부·국토부 장관 등 16명이 참석했다.
'군기반장' 이총리 한 마디에 장·차관 세종청사 집결
일주일 뒤인 3일 오전 제36회 현안조정회의가 열린 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는 국토부·해수부·환경부·문체부·복지부·중소기업부 장관 등 참석자가 10명으로 늘었다.

이 총리가 지난주 회의에서 "왜 서울에 많이 계시느냐"고 지적하면서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는 서울에서, 매주 목요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는 세종에서 개최하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하자 곧바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군기반장' 이총리 한 마디에 장·차관 세종청사 집결
이달 31일이면 취임 1년을 맞는 이 총리는 '내각의 군기반장'으로 통한다.

이 총리는 21년간의 기자생활과 4선 국회의원을 거쳐 전남도지사를 역임한 뒤 총리에 올랐다.

이런 경력 덕분에 이 총리는 실무자 수준으로 잘 아는 분야가 많고, 국무회의·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총리실 간부회의 등 각종 회의에서 '송곳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총리는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 및 '생리대 안정성'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못 한 류영진 식약처장을 공개 질책했고,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일 2차로 발생한 함몰지진을 이틀 뒤에 발표한 기상청장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을 엄중히 경고했다.

최근에는 수도권 재활용 쓰레기 수거 혼란과 관련해 환경부가 사전에 대응하지 못한 점을 꾸짖고, '뻔한 대책'을 가져오자 현장부터 뛰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돌려보냈다.

이 총리는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총리가 책임총리 돼야 하는 것처럼 장관도 책임장관이 돼야 하고, 모든 부처의 장들이 책임부처장이 돼야 한다"며 농담조로 "이러다가 자꾸 잔소리쟁이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총리가 일상적 국정에 책임지는 것을 '책임총리'라 규정한 이 총리는 이번주 국무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

그럴수록 내각, 특히 내정을 다루는 부처들은 평상의 업무를 차분하고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