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北 노동당 결정서엔 '폐기(dismantle)' 적시…강력한 조치 가능성
北핵실험장 폐기 어떻게 진행될까… 카자흐,폭약으로 파괴 전례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언급을 통해 5월중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치를 국제사회에 공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주목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의 5월 중 폐기를 실행할 것이라면서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 핵시설 내부 구조 등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공개될지에 대해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핵실험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핵실험장 갱도 내 중요한 곳들과 연결해 놓은 케이블을 끊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21일 밝힌대로)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하면 완전히 없애 버리는 의미"라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파괴할 가능성을 점쳤다.

북한은 앞서 지난 2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공개하면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영문판은 결정서를 보도하면서 '폐기'에 대해 시설을 영구히 사용할 수 없도록 해체한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는 'dismantle'을 썼다는 점에서 폭파 또는 그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이춘근 연구위원은 "북한이 풍계리 핵시험장 중 기존에 핵시험을 진행한 북쪽 갱도 뿐 아니라 그간 쓰지 않은 서쪽, 남쪽 갱도도 같은 방식으로 폐쇄할지 모르겠다"며 "쓰지 않은 갱도는 다른 용도로 쓸 수도 있는 만큼 어떻게 폐쇄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핵실험장 폐쇄 또는 폐기 사례도 관심을 모은다.

국제사회에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로는 1949년 소련의 첫 핵실험 이후 55회의 대기 폭발을 비롯해 최소 468회의 핵실험이 있었던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이 거론된다.

구 소련의 일원이었던 카자흐스탄이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까지 다년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동부 세미팔라틴스크에 있는 핵무기 실험장을 폐쇄할때는 실험장으로 쓰기 위해 파 놓은 터널을 폭약을 사용해 폭파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미국과 카자흐스탄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에 의해 총 181개의 터널이 폐쇄되고 13개의 시추공이 파괴된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은 지금은 카자흐 국립원자력센터의 관할 하에 민간 교육 활동 등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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